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51

떡상 그 이후 한 번 떡상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게 넥스트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떡상했으면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든가. 구매로 이어지든가. 다음 콘텐츠로 계속 확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 여기서 핵심은, 사람들이 유입되어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흘러갈 무엇이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콘텐츠 사이에서 이리저리 흘러 다닐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콘텐츠만 만드는 게 아니라 좀 더 넓은 마당을 만드는 것이다. 거기서 돌아다니고 관찰하고 앉아 놀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 없이는 매 순간 매 단계마다 파편화되어 사람이 모일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콘텐츠 따로, 질문답변 따로, 구매 따로, 댓글 따로 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2021. 6. 13.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 #4 방음실과 발을 디딜 수 없는 창고방 4. 사무실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결정하고 가장 먼저 한것은 집에 방음공사를 하기 위해 견적을 내는 일이었다. 2020년 1월 초에는 집에 방음실을 설치를 하기 위해 권이 방을 비워야 했다. 권이 방은 그야말로 난장판. 수납이 적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엄청나게 많은 책과 장난감, 그리고 보드 게임들이 어지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소용돌이의 핵심에는 벙커침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권이가 어렸을 때 사용하던 침대인데 아래층은 커튼을 열고 들어가 놀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 침대가 나오는 나무로 짜인 구조물이었다. 어른은 한걸음에 올라갈 수 있지만 아이들은 아래위를 오르락거리며 재밌게 놀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실제 며칠 그렇게 놀기는 했다. 그러나 아래층이 너무 어둡고 혼자.. 2021. 6. 12.
기록의 의미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나에게는 생존이다. 기억을 잘 못하는 것은 나의 오래된 생활이다. 그러니 쓰지 않고 살아온 지난 과거가 후회되는 요즘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에세이의 문장을 만드는 것처럼 고상한 일이 아니라 나에게는 기억하느냐 마느냐의 현실 문제였다. 처음 글을 쓰는 것에 매료됐을 때는 그저 나의 생각을 글자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에 마냥 즐거웠다. 글자를 잘 쓰는 것이나 문장을 잘 만드는 것에는 하나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메모장이며 페이스북이며 손에 잡히는 아무 데나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나 몇 달씩 고민하고 생각하던 주제까지 기록을 하였다. 그렇게 6~7년이 흐르고 있다. 이제는 순간이나 찰나의 기록뿐 아니라 평소에 사라지는 생각까지도 글자로 담고 싶어 진다... 2021. 6. 10.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 #3 거대한 쓰레기통 집안일은 카테고리 설정을 하는 것과 자동화로 이루어진다. 그 후에는 보기좋게 정리정돈 하는 것과 최소한의 에너지만 사용하여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는 유지보수 과정이 필요하다. 즉 정리의 맨 처음에는 물건의 카테고리를 설정하여 어떤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놓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동선이 꼬이지도 않고 다니면서 불편한 것도 없어진다. 그렇게 정리가 되면 그 다음으로 할 일은 집안일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빨래는 이미 자동화가 완료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나의 일손을 덜어낼 부분이 바로 설거지와 청소였다. 이것은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의 도입이 나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마지막으로 남은것은 집안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내 삶과 행동의 일정 부분을 수정하는 일이다.. 2021. 6. 9.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 #2 요리의 탄생 2. 주부라면 본디 집안 청소와 정리정돈, 어린이를 돌보는 것과 음식이 기본이다. 나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음식이었다. 그 어떤 집안일을 가져다주어도 다 할 수 있지만 음식은 불가능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마흔을 넘기고나니 음식하는 것을 옆에서 보기만 해도 '저거 이렇게 저렇게 하는건가?'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혼후 설거지를 도우며 조금씩 알아낸 음식에 대한 만만함이었다. 음식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대 후반에 서울 살이를 시작하면서 독립을 했기 때문이다. 서울 살이에 피폐해져있던 20대 빼빼마른 곱분이 납자에게는 음식을 해 먹는 자체가 고행이었다. 그때는 오직 일! 일! 일만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일 외에 중요한 것이란 없었다. 그러니 집에서 무언가를 해먹는.. 2021. 6. 9.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 #1 터질것 같은 집 사무실을 정리하고 집에서 일을하기 시작하면서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나는 내면적인 사람이고 해오던 일 자체도 혼자할 수 있는 일이어서 집에서 혼자 일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사람 만나거나 전화하는 것에 에너지를 뺏기는 편이고 반대로 혼자서 일 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이유로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집에 방음실을 만들어 컴퓨터를 세팅한 후 콘텐츠 제작일을 해온 지난 1년 6개월은 꽤나 즐거웠다. 아내는 2019년~20년 말까지 2년간 휴직을 했다. 나는 20년 초에 집에 들어왔고 곧바로 코로나 시국이 터지면서 아이가 학교를 갈 수 없게되자 우리 가족은 생전 처음 1년간 집에서 함께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하루 세끼를 해 먹고 산책을 다니고 집안에서 운동을 했다. (물론 나.. 2021. 6. 7.
읽고 생각하는 브랜딩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때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그냥 닥치는대로 블로그에 글을 올렸었다. 그때당시 검색엔진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에 어뷰징으로 된 글, 키워드로만 범벅된 글들도 상위에 노출이 됐었다. 각기 다른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블로그를 열개도 넘게 개설하고 거기에 같은 글을 복붙해서 붙여넣는 식이었다. 초기에는 이런 게 됐었고 먹혔다. 사실 그때부터 이미 블로그는 광고 쓰레기로 가득찬 세상이었다. 그런데 이런게 먹혔다.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 링크를 타고 홈페이지로 들어와 물건을 구매했다. 신기한 경험을 한 나는 여러가지 사이트를 만들면서 키워드를 활용한 콘텐츠로 다양한 물건을 팔아보았다. 그때 느낀 것은, 키워드만 있으면 어떤 물건이든 다 팔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었다. 온라인 세상은 키워.. 2021. 6. 7.
약한 사람한테 강한 사람 군대가면 인성 밑바닥을 많이 볼 수 있다. 사회에선 안 그러는데 군복만 입으면 사람들이 왜 그렇게 되는걸까. 평소에는 평범하고 착해보이는 사람이 구매후기 게시판에 욕을 쓰는 이유는 뭘까. 그래도 되는 곳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자기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권위 의식이 된다. 사람은 다면성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좋은 일 하고 저곳에서 나쁜일을 해도 문제 없다고 느낀다. 자기 스스로의 언행을 컨트롤 하는 게 아니라 주위의 상황에 맞춰 반응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정상적인 발언을 할 것이지만 간 보는 사람들은 선을 넘어도 된다는 걸 파악하면 순식간에 선을 넘어버린다. 스스로 단속하지 않기(인식을 못하기) 때문에 제약이 없으면 망나니가 되고 .. 2021. 6. 6.
글쓰기는 생각쓰기 글쓰기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생각을 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내용에 관한 이야기다. 문장력은 나와는 별 상관이 없다. 작가도 아닌걸. 글만으로 책을 낸다면 작가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내 문장이 지금과 달라질리는 없다. 직설적이고 빠른 글을 쓸테니까. "말을 글로 옮기면 그것이 글이된다."는 이야기는 글쓰기 책에서 항상 언급되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말은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거나 전혀 모르는 어떤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과연 청산유수처럼 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불가능하다. 말도 안 된다. 말로 할 수도 없는데 글로는 더더욱 쓸 수 없다. 빈 곳간에서 어떻게 쌀가마니가 나올 수 있을까. 논에서 벼를 수확해서 곳간을 채우는 것이다. 동일하게 .. 2021. 6. 5.
글쓰기에 문장력이 중요한가요. 있는 그대로 글쓰기. 글쓰기를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문장력, 다시말해 에세이나 소설에서나 볼법한 수려한 문장을 구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글을 한 번 쓸 때 그런식의 멋있는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글을 쓰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채 한 문단도 쓰지 못한다. 그러나 사실 글을 쓰다가 그만두는 진짜 이유는 한 문단을 채울만한 분량의 글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한 문단도 쓸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문장력보다는 한 문단을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단이면 짧기 때문에 생활하면서 느꼈던 경험의 편린을 생각한대로 풀어가면 된다. 여기에는 다른 기교가 필요없다. 기교라는 걸 전혀 생각할 이유가 없다. 기교는 나중에 충분히 부려도 된다. (문학을 하지 않는 이상 필요한지 의문이기는 하지만) .. 2021.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