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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기록의 의미

by 여목_ 202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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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나에게는 생존이다. 기억을 잘 못하는 것은 나의 오래된 생활이다. 그러니 쓰지 않고 살아온 지난 과거가 후회되는 요즘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에세이의 문장을 만드는 것처럼 고상한 일이 아니라 나에게는 기억하느냐 마느냐의 현실 문제였다. 처음 글을 쓰는 것에 매료됐을 때는 그저 나의 생각을 글자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에 마냥 즐거웠다. 글자를 잘 쓰는 것이나 문장을 잘 만드는 것에는 하나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메모장이며 페이스북이며 손에 잡히는 아무 데나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나 몇 달씩 고민하고 생각하던 주제까지 기록을 하였다. 그렇게 6~7년이 흐르고 있다. 이제는 순간이나 찰나의 기록뿐 아니라 평소에 사라지는 생각까지도 글자로 담고 싶어 진다. 기억은 너무 금세 사라지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다녔는지조차 기억을 하지 못한다. 재미로 쓰던 글이 생존이 되어가고 있다.  

평소 생각을 글로 쓰는 시간이 요즘은 조금 길어졌다.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계속 적어나가고 있다. 적다 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던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 까먹은듯하여 쓴 글인데 찾아보니 이미 비슷한 주제로 쓴 글이 있다. 생각을 검색할 수 있게 된 순간, 기록은 의미가 된다. 그래서 과거의 생각들을 훑어본다. 읽으며 내가 나를 공부하고 있다. 사라지는 나를 조금 더 보강하고 기억을 튼튼히 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은 조금씩 발전한다. 생각은 기억 위에 쌓이고 과거의 생각이 없으면 그 다음으로 생각을 연장하거나 발전시킬 수 없다. 과거의 생각을 현재에 열어보면 그 생각을 토대로 다음 생각을 만들어갈 수 있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야하는 문제들이었을 것이다. 다시금 들여다보고 내 생각을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은 결국은 나의 생각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기록이 없다면 성장이 어려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글도 기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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