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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 #1 터질것 같은 집

by 여목_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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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정리하고 집에서 일을하기 시작하면서 주부가 된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나는 내면적인 사람이고 해오던 일 자체도 혼자할 수 있는 일이어서 집에서 혼자 일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사람 만나거나 전화하는 것에 에너지를 뺏기는 편이고 반대로 혼자서 일 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이유로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집에 방음실을 만들어 컴퓨터를 세팅한 후 콘텐츠 제작일을 해온 지난 1년 6개월은 꽤나 즐거웠다. 

아내는 2019년~20년 말까지 2년간 휴직을 했다. 나는 20년 초에 집에 들어왔고 곧바로 코로나 시국이 터지면서 아이가 학교를 갈 수 없게되자 우리 가족은 생전 처음 1년간 집에서 함께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하루 세끼를 해 먹고 산책을 다니고 집안에서 운동을 했다. (물론 나는 안 했지만) 결혼하고 셋이 이렇게 오랫동안 붙어 있었던 적이 없었다. 개인사업을 오래 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나갔다가 새벽 1-2시에 들어오는 날이 일상이었다. 아이 얼굴도 일주일에 한 두번 밖에 볼 수가 없었다. 사업이라는 게 그렇듯 그 전까지는 어쩔수없이 일에 집중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일이 바쁘다는 것은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을 희생하는 것이기에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게 되었다. 마침 사업도 일부를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울 것 같아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게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면서 외형적인 부분이 이제는 필요치않은 정도까지 되어 사무실 주소만 공유오피스로 만들어둔 채 재택으로 근무해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 전에는 40평대 사무실을 서점으로 만들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집기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책도 3천권이 넘게 있었다. 책을 제외하고 나머지 집기류를 중고로 팔고, 버리고 하는데 3주 이상이 걸렸다. 그러고도 남은 집기들은 모두 집으로 가져와서 계속 당근에 내다 팔았다. 매일 퇴근할때마다 차에 한가득 짐을 실어왔다. 그랬더니 금새 집안이 물건으로 가득차 난장판이 되었다. 물건들이 터져나갈만큼 한가득인데 거기에 가족들도 집에 계속 있으니 집이 터질듯 했다.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한술더떠 우리집은 두집 살림이라 짐이 많다. 양문형 냉장고도 2개이고 김치 냉장고도 1개다. 원래 2개였는데 놓을 자리가 없어서 이사오면서 하나 누구 줬다. 거기에 사무실 짐들도 한가득 들어오고 책장4개에 책도 3천권 넘게 들어왔기 때문에 난장판이었다. 주방에는 그릇도 차고 넘치고 냉장고도 터질듯이 냉동보관된 음식들이 많았다. 그 외에 어린이 장난감과 보드게임 상자가 정말 너무나도 많았다. 이걸 어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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