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53 글을 쓰지 않는 글쓰기 모임 1. 2018년 8월부터 글쓰기 모임을 시작해서 지금껏 이어지는 글쓰기 모임이 처음부터 이렇게 글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번듯하게 시작하여 하루 두 시간 동안 짧게 세 가지의 글을 쓰며 주어지는 주제에 맞춰 자신의 글을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쓰기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들 사이에 생겨나고 있었다. 2. 우리집 어린이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데 매주 2개씩 일기를 써야하는 고통과 사투를 벌인다. 하루는 정말 뭘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짜증을 내며 고무공을 벽에 던지고 있길래 함께 공 던지기를 하며 무엇에 관해 쓰면 좋을지 이야기를 하였다. 한거라곤 질문 몇 가지를 던진 것이 전부였는데, 그 질문을 통해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써야.. 2019. 4. 17. 맥을 왜 쓰냐고? 4년전 맥북프로를 처음 사고 하루만에 느꼈던 감정은 내가 이걸 왜 이제야 쓰게 되었지?라는 일종의 한탄이었다. 무엇이 그리 좋았는지 두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그것은 '안전'하다는 것과 '직관적'이라는 단어로 말할 수 있다. 1. 안전하다는 것은 시스템의 안정성으로부터 시작되는 장비의 신뢰성을 얘기한다. 맥북은 화면을 덮었다가 다시 열어도 내가 작업하던 화면 그대로가 바로 나와서 다시 찾아가는 번거로움 없이 일을 이어서 할 수 있다. 시스템적인 에러가 나는 경우가 별로 없고 기본적인 움직임이 빠릿빠릿 하다보니 구형 모델들도 여전히 좋은 중고 가격을 받는다. 적어도 나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없어서 거기에서 오는 신뢰성이 무척 참신했다.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용 방식도 마찬가지다 작업의 본질에 충.. 2019. 4. 16. 인간의 미래 어린이 대공원엘 갔는데 거기서 인간의 미래를 보았다. 인간은 쉬기 위해 일하고 먹기 위해 일하고 놀기 위해 일하는 일의 노예인 것이 틀림없다. 허나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이 분들을 보고나서 나는 몹시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는데 만나는 모든 분들이 위의 사진처럼 저마다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나는 이분들이 죽은줄로만 알았는데 꿈틀꿈틀은 하는 것을 보고는 인간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토록 인간의 염원을 몸소 실천하는 분들이 계시다니. 인간의 미래는 밝구나... 근데 눈물은 왜 흐르는걸까. 2019. 4. 15. 이상적인 일상 이상적인 일상 시간이 있다면 여행을 하고 싶다. 멀리가 아니라 주변, 동네, 골목. 도시의 풍경은 상상 가능하지만 그 이면은 눈으로 보지 않고는 느낄 수가 없다. 느리게 걷지 않고는 만날 수가 없다. 2018. 11. 26. 통합과 속도를 가진 자가 혁신한다. 아버지는 언제나 아침 식탁에서 신문을 펼쳤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아침 조간신문의 뉴스를 보셔야 하는 것이다.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다. 아내는 그런 꼴 보기 싫은 상황에서도 남편이 신문에 중독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방 안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다고 책에 중독됐다고는 하지 않는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3-40분 정도 게임을 하는 것을 중독됐다고 하지는 않는다. 세네 시간씩 수다를 떨어도 수다에 중독됐다고는 하지 않는다. 매일 일기를 쓴다고 일기 쓰는 것에 중독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모두 해 낼 수 있는 스마트 폰이라는 매체를 사용하게 되자 우리는 본인도 모르게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아니 중독자 바라보는 시선을 당하게 되었다.평소에는 만나야만 수다를 떨 수 있었다가 느닷없이 SNS가 강타.. 2018. 11. 24. 데어데블 시즌3, 롱테이크와 무게감 매 시즌마다 롱테이크(전문 용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씬을 찍는 데어데블은 이번 시즌3에서 10분이 넘는 롱테이크씬을 내놓았습니다. 주인공 머독이 교도소에 면회를 갔다가 악당(피스크)의 사주를 받아 자신을 죽이려는 수감자와 교도관들을 때려 눕히고 탈출하는 장면을 트랙킹하며 이어갔습니다. 롱테이크의 에너지는 '이걸 어떻게 찍었지 대단하다!'의 생각이 들기 전, 이 상황이 현실이라고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처절하고 피가 튀고 박살나고 부러지는 장면이 1초도 쉬지 않고 이어지면 내가 언제부터 숨을 멈추고 있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쯤에야 교도소 밖으로 나오면서 씬이 끝납니다. 교도소를 탈출한 후 택시 안에서 거친 숨을 몰아 쉬는 순간이 되어야 저도 한 숨을 내쉽니다. 시즌1부터 시작해서 걸작같은 영.. 2018. 11. 24. 아이패드2에서는 이제 더 이상 일정 캘린더 입력이 안 되나. 1. 24시간 켜 놓고 일정용으로(만) 사용하는 아이패드2에서 어느날인가부터는 입력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아이폰으로 입력해서 문제는 없었지만, 열려있는 화면에 바로 입력하는 것을 꿈꿔온 나로서는 약간의 사용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2. 클리앙 유저들에게 문의한 결과 더 이상 안 될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니 한 분이 그렇게 얘기 해 주셨다... 보통 이렇게들 쓰니까...) 아이폰에서는 입력 되지만, 아이패드2에서는 입력하면 즉시 사라져버린다. 쓰레기통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날라간다. 3. 그래서 불편함을 못 이긴 나는, 몇 주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이다. 아이패드2에 입력이 안 되면 일정 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별일 아닌데 나는 정말.. 2018. 11. 23. 점심을 가로지르기. TV를 보다보니 걷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집중해서 걸으면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해마가 발달한다는 것이다. 하루 30분씩 걷는정도로 충분한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만으로도 TV속 참가자들은 인지능력이 조금씩 향상 되었다. 내가 일하는 연남동 사무실 옆에는 홍대입구역 3번출구에서부터 경의중앙선 가좌역까지 연결된 길다란 공원이 최근 개장을 하였다. 걸음걸이로 25분가량 걸리는 좁고 길다란 공원이다. 그런데 여기를 꽤나 잘 만들어 두어 조그만 시냇물도 그럴듯하게 흐르고 있고 잔디밭도 넓찍하게 두어 사람들이 오고가며 편하게 공원을 조성하였다. 나도 그 길을 왕복으로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점심시간을 들여 걷기로 하였다. 사실 그 전에 이 길을 걸어본 경험이 있다. 세 명 정도 모이는 작은 독서모임을 연.. 2015. 8. 29. 이전 1 ··· 15 16 17 18 19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