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맥북프로를 처음 사고
하루만에 느꼈던 감정은
내가 이걸 왜 이제야 쓰게 되었지?라는 일종의 한탄이었다.
무엇이 그리 좋았는지 두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그것은 '안전'하다는 것과 '직관적'이라는 단어로 말할 수 있다.
1. 안전하다는 것은 시스템의 안정성으로부터 시작되는
장비의 신뢰성을 얘기한다.
맥북은 화면을 덮었다가 다시 열어도
내가 작업하던 화면 그대로가 바로 나와서
다시 찾아가는 번거로움 없이 일을 이어서 할 수 있다.
시스템적인 에러가 나는 경우가 별로 없고
기본적인 움직임이 빠릿빠릿 하다보니
구형 모델들도 여전히 좋은 중고 가격을 받는다.
적어도 나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없어서
거기에서 오는 신뢰성이 무척 참신했다.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용 방식도 마찬가지다
작업의 본질에 충실하도록 해준다.
내가 지금 신내림을 받아 지금 당장 음악적 센스에 쩔어서
드롭더비트를 만들고 음악을 할려고 하는데
레이턴시가 자꾸 걸리고 프로그램이 하드웨어랑 잘 안 붙고
미치겠는 경험을 한 것은 언제나 윈도우쪽이었다.
하드웨어와 매칭이 좋은 맥은 이런 부분에서 불편함이 없었다.
4채널 동시 레코딩때 녹음이 되다 말다 한 것은
언제나 윈도우용 큐베이스였다.
맥용 하드웨어들은 한결같이 번개처럼 인식되었고
소프트웨어와의 연계가 좋아
장비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니 방금 내 뇌를 스치고 지난간 그 영감을
어떻게 표현할지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는 것이다.
장비 연결에 문제가 생기고
프로그램이랑 충돌을 일으키는 것 따위에 집중할 거라면
음악하는 사람들이 왜 대부분 맥을 쓰는지
뮤지션들에게 물어보면 알 것이다.
윈도우10도 안정성은 상당히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맥과 안정성 비교를 해볼만도 하지만
여러 프로그래머들의 말을 빌자면
맥이 안정성 하나는 끝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인식하게 되었다.
자동차도 안전한지 아닌지는 사고 한. 번 나 봐야 아는 법.
들어서 아는게 지금의 나에게는 제일 괜찮은 법이다.
2. 다른 하나인 직관적인 것은 사용성에 관계되어 있다.
혹자는 맥은 불편해서 죽어도 못 쓰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물건을 사용하는 사용성에 따라 다르다는 생각이다.
스스로 옵션을 조절하고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에 익숙하면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띈다는 근거는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며 알게된 나의 뇌피셜이지만
맥은 아무래도 운영체제 자체가 몹시 간단하기 때문에
운영적인 측면을 걱정할 필요 없이
작업의 본질에 집중하게 해준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는 맥북을 통해 주로 글을 쓰고, 가끔 녹음을 하고,
거의 대부분 악보를 만들며 인디자인으로 편집 작업을 한다.
웹서핑도 맥에서 한다.
모든 스케줄을 맥에서 관리한다.
윈도우 캘린더보다 100배는 더 편하다.
내 조립 PC는 윈도우 이며 영상 편집과 계좌이체만 한다.
글쓰기는 주로 아이폰 메모장을 사용한다.
클라우드로 연동을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이렇게 쓰는 메모가 이제 1,000개가 넘었다.
긴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페이지스로 할 예정이다.
페이지스로는 100페이지짜리 책도 만들어보았다.
별 어려움 없이 제작이 가능하다.
악보 만드는 프로그램은
뮤즈스코어라는 무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맥에서 쓸 때와 PC에서 쓸 때의 디자인적 결과물은
단연 맥이 좋다.
폰트와 연계된 시스템 때문에
디폴트가 굴림체인 윈도우와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
출간하는 인쇄의 연속성을 위해서
내가 맥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쇄 작업을 위해 인디자인을 함께 사용한다.
대부분의 어도비 작업은 프리미어 작업을 빼고는 모두 맥에서 한다.
라이트룸도, 포토샵도, 드림위버도
모두 맥에서만 사용한다.
화면을 여러개 띄워 놓을 수 있고
왼쪽 화면 오른쪽 화면 각각 다른 창을 띄운 후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몰입도나 집중도면에서는
확실히 맥이 편하다.
화면으로 넘어가려면 단축키를 써야하는 것도 아니고
트랙패드에서 슥 옆으로 밀면 화면이 넘어간다.
조작의 직관성이 좋으므로 일할 때 화면을 조작하느라
신경을 분산시킬 이유가 없다. 슥 밀면 되니까.
윈도우는 여러면에서 이런 부분을 인식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윈도우 10에도 새로운 창이 여러개 있고 그 창과 창 사이를 움직이는데
단축키가 존재하는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단축키를 생각해야 하고 찾아서 눌러야 하고
진짜 화면이 바뀌는지 눈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의 인식적 문제가 효율성을 많이 떨어뜨린다.
그러니까 안정성과 직관성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일을 하려는 목적 외의 조작적 문제를 상당히 해결하여
컴퓨터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해도 별 문제 없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내가 윈도우나 안드로이드를 쓰면서 느꼈던 부분이다.
평생 윈도우를 쓰다가 새롭게 넘어와서 깨달았던 부분은 바로 이것,
윈도우와 다르게 고려할 사항이 현저히 적다보니
그냥 프로그램만 잘 쓰면 되는 것이다.
3. 이제 다음 글에서는 맥을 까는 글이어야 형평성이 맞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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