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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45

옛날통닭으로 치킨덮밥 동네에서 7천원짜리 옛날통닭을 한 마리 사서 아이와 함께 절반은 뜯어 먹고 절반은 살을 잘 발라 그릇에 두었다. 옛날 통닭은 닭의 사이즈가 작아서 둘이 먹는데 불편함이 없다. 어차피 우리는 많이 먹지 않으니까. 다양한 부위별로 모아둔 닭고기 살은 후라이팬에 살짝 굽고 양파와 파를 볶은 후 조림소스를 만들어서 자작하게 볶는다. 예전에 처음 했을 때는 너무 짜게 되어 아쉬웠기 때문에 간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한 문제였다. 간장을 조리는 건 초보 아빠에겐 어려운 문제였다. 이제는 조금 감이 잡혀 간을 하는 게 막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자작한 간장 소스에 계란을 적당히 풀고 뚜껑을 덮어 계란이 다 익으면 안 될 정도로 적당히 익혀 밥 위에 올리면 된다. 이렇게 올리면 바로 치킨덮밥이 된다. 집에서 치킨덮밥이라니.. 2020. 2. 13.
아이와 함께 어묵탕 어묵은 삼진어묵 아이와 저녁을 해먹기 위해 뭘 할까 생각하다가 어묵탕을 해먹기로 했다. 어묵탕은 어묵만 잘 사면 해결되는 것이었는데 평소 먹던 삼호어묵은 뭔가 찰진 느낌이 떨어졌기 때문에 부산에서 먹던 그 어묵 맛을 내는 뭔가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어묵은 어디서 파는걸까 생각하다가 그냥 집 앞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향했다. 어묵 코너를 두리번 거리다가 삼진어묵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래져서 냅다 집어넣고 기쁜 마음으로 우산도 펴지 않고 곧장 집으로 달려왔다. 냄비에 물을 올리고 다시국물을 내는데 멸치가 전부 떨어졌다는걸 이제야 알게되어 초낭패. 어쩔 수 없이 통양파 절반과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낸다. 국간장을 몇 스푼 넣은 후 까나리 액젓 조금 넣어 국물을 만든다. 어묵을 모두 꺼내 적당 사이즈로 자른다.. 2020. 2. 12.
하다 마는 사람들을 위해 뭐든 하다마는게 나였다. 무언가를 하다가 말다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다가 그냥 중간에 그만 두는 것이다. 딱히 이유도 없다. 그냥 내키지 않으면 못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만두는 것이었다. 이유가 있다면 좋겠지만 이유도 딱히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한 번 멈추고 나면 그런 일을 다시 내가 할 기회는 없었다. "근성이 부족해 너는" 하다가 내키지 않는 것에 별 다른 이유가 없는 줄 알았다. 그냥 하기 싫어서 안 하게 되는거라 생각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싫은 것도 종류가 수 천가지쯤은 된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내가 하다 마는 이유는 혹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안 가본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만이 한 발을 .. 2020. 2. 11.
이런 집을 짓고 싶다. 이것저것 작업을 하면서 가끔 유튜브를 틀어놓는다. 그중에서도 요즘 주력하는 영상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집을 짓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중 목수가 지은 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저곳에서 폐목을 가져다가 집을 지었다. 집안의 모든 것이 나무로 되어 있고 집안 내부의 안정감이 너무 좋았다. 할 수 있다면 작은 집을 하나 짓고 싶다. 어차피 집을 지을 수 있을 때라면 나의 어린이도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할테니 아내와 함께 각자의 일을 하며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작은 집이면 좋겠다. 시골은 아니고 도시가 좋을 것 같고 계단은 되도록 지양하고 높아야 2층 얼굴을 마주 보고 앉으면 아늑한 작은 집이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놀러 오지는 못 하겠지만 몇몇이 모인다면 마음이 잘 맞는 지인들이었으면 좋겠다. 사진을 찍어.. 2020. 2. 3.
디지털노마드 - 1 집에서 일해도 무리가 없는 디지털노마드의 라이프스타일은 뇌리에 각인 된 이미지가 있다. 해외를 여행하며 자유로운 삶을 살면서 필요할 땐 일을 하고 그 외 시간에는 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는 그런 삶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도, 어원조차도 모르지만 디지털이라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듯 온라인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직업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일이라면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론 전혀 다른 이미지일수도 있다. 디지털 노마드의 근원만 뽑아본다면 재택이 가능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집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일 할 수 있는 것이니 그렇다. 일의 양이 어떻든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면 일단 노마드의 자격은 갖춘 것이.. 2020. 2. 3.
집중이 되지 않을 때 하루종일 일이 많거나 생각할 것이 복잡한 경우에는 멍하니 그냥 생각이 이리저리 흐르게 놔둬야 할 때가 생긴다. 30분에서 한 시간이 좋다. 어떠한 자극도 없이 그냥 생각이 이리저리 흘러다니게 놔둬야 한다. 딱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도 되고 생각이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된다.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과부하됐던 머리속이 서서히 식어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많이 걷는 편이었다. 점심을 11시30분에 먹고 12시부터 1시까지 멍하니 공원을 걸었다. 핸드폰을 끄고 그냥 걸어다니면서 이런생각 저런 생각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산책을 하면 언제나 더 좋은 시간이 된다. 생각을 자극하는 외부의 침범 없이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안정되면 그 후로는 중요한 몇 가지 일에.. 2020. 2. 1.
육아휴직이 아니라 아예 집에 사무실을 차리자 생긴 일 아내는 지난 1년간 육아휴직을 받아서 집에서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열심히 일을 하느라 집에 들어올 수가 없었다. 1년이 지나 아내가 복직을 하게 되자 이래저래 고민이 생기게 되었다. 초등학생 아이를 맡아줄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과후교실이든 학원이든 맡아주기 시작하면 정서적으로도 좋지가 않고 아내의 퇴근도 빨라야 저녁 8시 정도라서 집에 아이 혼자 있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들어오기로 했다. 나도 육아휴직을 좀 해보려는 것이다. 그치만 대출은 갚아야 하니 일은 해야하니까 육아휴직이 아니라 아예 집에 사무실을 차린 꼴이 되어버렸다. 사무실도 그냥 사무실이 아니라 방음실을 갖춰서 녹음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드는 작업이다. 아오. 그.. 2020. 1. 27.
방음실(방음부스)를 아파트에 설치했다. 사무실을 이제는 더이상 안 갈 수 있도록, 노마드의 삶을 살기 위해서 우선은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에 방음실을 설치했다. 나도 안다. 붙박이인 방음실이 집에 설치됐는데 이것을 어떻게 노마드의 삶이라고 할 것이냐는 비난. 그러나 노마드라면 출근은 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 생각에 우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2시간을 출퇴근을 낭비하고 있었으니까. (더불어 한 달 15만원 기름값도) 방음실은 소리지오라는 곳에서 시공을 했다. 건축음향 전문회사이고 흡음부스나 방음부스를 전문으로 시공하는 업체이다. 이쪽에서는 좀 유명한 그런 곳이라고 들었는데 문외한이니 어쩔수 없이 믿는 수밖에. 하여튼 소리지오에 시공을 요청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후 하루만에 공사가 완료됐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사이즈에 맞춰 미.. 2020.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