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이제는 더이상 안 갈 수 있도록, 노마드의 삶을 살기 위해서 우선은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에 방음실을 설치했다. 나도 안다. 붙박이인 방음실이 집에 설치됐는데 이것을 어떻게 노마드의 삶이라고 할 것이냐는 비난. 그러나 노마드라면 출근은 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 생각에 우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2시간을 출퇴근을 낭비하고 있었으니까. (더불어 한 달 15만원 기름값도)
방음실은 소리지오라는 곳에서 시공을 했다. 건축음향 전문회사이고 흡음부스나 방음부스를 전문으로 시공하는 업체이다. 이쪽에서는 좀 유명한 그런 곳이라고 들었는데 문외한이니 어쩔수 없이 믿는 수밖에. 하여튼 소리지오에 시공을 요청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후 하루만에 공사가 완료됐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사이즈에 맞춰 미리 제작하고 하루만에 설치. 끝이다. 공사비는 선금 70% 잔금 30%로 지급해주었다. 현재 만족도는 174%정도 되며 공사 진행과정 일체에서 작업자분들과의 어떠한 불편함도 없었다. 다음은 설치 과정.
거실에 먼지 쌓이지 말라고 비닐을 전부 씌워 두었다.
공사용 장비들은 엘리베이터로 올라왔고 공사에 사용되는 방음부스 벽체와 바닥재는 사다리차로 올라오게 되어 있다. 이럴경우 아파트 규정상 엘리베이터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사다리차를 부르게 된다.
들어올 때는 사다리차를 불러야 했으므로 추가 비용이 지출되었다. 사다리차는 시간에 따라 비용이 지불되는듯했다. 짐을 올리는데만 사용해서 1시간 남짓 걸렸고 9만원을 드렸다. 차 한 가득 방음부스 재료가 들어가있었다.
바닥에도 새로 대형 비닐을 깔았다.
방음부스 재료들이 속속 올라온다. 벽체가 두껍고 여러겹으로 되어있다.
이것봐 여러겹이잖어.
다양한 소재의 내용물이 들어있어서 벽체가 얇아도 소리가 그닥 새어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 벽에는 이렇게 무자비한 스폰지가 들어가있다. 정말 짱짱하고 두꺼웠다.
만지면 혼날까봐 조금 꾹꾹 눌러보았다.
들어갈 방음문이다. 밀착되는 문이라서 방음실에는 필수이다.
몇몇 벽은 이렇게 전기선이 이미 매립되어 있었다.
들여온 벽체와 천장, 바닥을 조립하는 과정. 딱봐도 얇다.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여. ㅠㅜ
예전에는 30cm도 넘는 방음실이었다. 그 값어치를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문짝 폭이 얇기 때문에 폭 넓은 물건은 먼저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피아노를 넣었다. 세 분이 힘들게 옮겨주셨다.
작업이 마무리 되고 전체적인 청소를 다 해주셨다. 보쉬에서 나온 초강력 진공청소기로 구석구석 다 빨아주고 가셨다. 작업자 분들의 매너나 예의가 대단히 좋아 처음에 집 인테리어 하던 업체를 생각하면 와 씨.. ㅋㅋ
그렇게 완성되었다. 내부에는 소리지오에서 제공되는 어쿠스틱 인테리어가 적용되어 사운드 디퓨저와 베이스트랩등이 설치되었다. 이걸 달면 먹먹하기만 한 방음실에서의 사운드를 굉장히 좋게 만들어준다. 음악 들리는 소리가 뭔가 다른듯 다르지 않은듯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유료 강좌를 제작하고 영상을 업데이트하고 유튜브로 소통하는 사람이다보니 아파트에 방음부스를 설치하는 것은 내 라이프스타일상 꼭 필요했다. 방음실은 일단 꼭 필요한 요소이다. 방음실을 빌리면 녹음할 때 옆 방 소음이 많이 들어온다. 하루종일 강좌 작업을 하고 영상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든 작업을 해야 하는데 대여하는 방음실에서는 작업이 어렵다.
방음실은 작업실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예전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각종 장비들을 들여오면 더 좁아지겠지... 여기서 하루종일 작업하고 연구하고 책읽고 만화보고 미드보고 할건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조만간 에어컨 달아야지.
정말 중요한 것은, 벽체가 얇은데도 밤12시에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을 정도 퀄리티가 나온다는 것이다. 얇은 벽체에 좋은 방음실이 중요한 이유는 내부가 더 좁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천장도 낮아지는데 벽체까지 좁아지면 내부가 좁은 느낌이 크게 든다. 만약에 다른 분들이 방음실 공사를 한다면 이거보다 한 단계 윗 모델로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영상촬영과 강좌 작업을 바로 해봤는데 녹음 퀄리티도 상당히 조항졌다. 이 정도 방음부스면 추천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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