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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집중이 되지 않을 때

by 여목_ 202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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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일이 많거나 생각할 것이 복잡한 경우에는 멍하니 그냥 생각이 이리저리 흐르게 놔둬야 할 때가 생긴다. 30분에서 한 시간이 좋다. 어떠한 자극도 없이 그냥 생각이 이리저리 흘러다니게 놔둬야 한다. 딱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도 되고 생각이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된다.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과부하됐던 머리속이 서서히 식어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많이 걷는 편이었다. 점심을 11시30분에 먹고 12시부터 1시까지 멍하니 공원을 걸었다. 핸드폰을 끄고 그냥 걸어다니면서 이런생각 저런 생각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산책을 하면 언제나 더 좋은 시간이 된다. 생각을 자극하는 외부의 침범 없이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안정되면 그 후로는 중요한 몇 가지 일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집중은 노력을 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고도의 긴장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흐트러지는 걸 막을 방법이 없었다는 뜻이다. 지붕이 필요할 때마다 내 생각은 언제나 이리로 저리로 흔들렸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잠깐씩 검색을 하거나 페북을 하게 된다. 유튜브를 보다가 3-40분이 날아간 경우도 많다. 집중이 의도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부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집중을 해야할 때 이리저리 생각이 흘러다니다보니 글쓰기도 내가 하던 일의 성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일과의 중요한 부분으로 이러한 멍한 시간을 만들어두지 않으면 뇌는 지속적으로 간식꺼리를 요구한다. 핸드폰, 유튜브, 게임, 웹툰을 뒤적거리게 만드는 여러가지 것들을 반복하게 하고 그걸 끊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주의력이 사라지고 정신력이 바닥나게 된다. 사고력을 요하지 않는 단순함에 갖혀서는 안 된다.

그러니 이제 핸드폰 없이 30분만 혼자 걸어보자. 드는 생각을 그냥 놔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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