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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실(방음부스)를 아파트에 설치했다. 사무실을 이제는 더이상 안 갈 수 있도록, 노마드의 삶을 살기 위해서 우선은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에 방음실을 설치했다. 나도 안다. 붙박이인 방음실이 집에 설치됐는데 이것을 어떻게 노마드의 삶이라고 할 것이냐는 비난. 그러나 노마드라면 출근은 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 생각에 우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2시간을 출퇴근을 낭비하고 있었으니까. (더불어 한 달 15만원 기름값도) 방음실은 소리지오라는 곳에서 시공을 했다. 건축음향 전문회사이고 흡음부스나 방음부스를 전문으로 시공하는 업체이다. 이쪽에서는 좀 유명한 그런 곳이라고 들었는데 문외한이니 어쩔수 없이 믿는 수밖에. 하여튼 소리지오에 시공을 요청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후 하루만에 공사가 완료됐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사이즈에 맞춰 미.. 2020. 1. 27.
블로그를 할 필요가 생겼다. 음력을 쇠지는 않지만 새해가 되어 긴 연휴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많은데 정작 이것들을 한데 모으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으려면 단단한 토대 위에 발을 디딘 후 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생각을 튼튼히 하고 그 생각을 디딘 후 다음으로 올라가는 것은 너무 추상적인 일이라 쉽지가 않다. 생각이 발전하지 않다보니 계속 저 멀리 과거 어딘가에 부유하며 머무르는 느낌이다. 블로그를 오래했었다. 10년도 넘었나. 그런데 하다보니 일에 치여 이 기록을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들은 삶의 일부로 흡수되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생각컨데 하루에 3-4천명씩 방문하던 그런 블로그는 이제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매번 생.. 2020. 1. 27.
밥을 짓는 것 솥에 쌀을 두 컵 넣고 정수기에서 두 컵 분량의 물을 받아 쌀을 씻는다. 뽀얀 쌀뜨물을 비우고 그렇게 다시 두세 번을 반복한다. 마지막에는 두 컵 분량의 물을 받아 밥솥에 올린 후 백미 버튼을 누르면 30분 후에는 세 명 먹을 밥이 딱 완성된다. 세상은 단순해졌고 그만큼 가벼워졌으며 쉬워졌다. 작년에는 아내가 휴직을 했다. 아내는 즐겁게 한 해를 쉬었고 올해 복직을 했다. 올해는 내가 집으로 들어간다. 나는 원래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까 휴직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 집에 있기로 했다. 작업실도 모두 정리하고 사무실 짐을 집으로 옮겼으며 이사 온 물건 때문에 집이 터져나갈 지경이 되었다. 정리, 정리, 정리 한 달은 꼬박 걸릴 일이다. 개인 일을 하면서 올해 4학년이 될 남자아이와 함께 집에 있을 예정이.. 2020. 1. 27.
시리즈로 이어지는 글쓰기 잘 묶어내는 것, 기획을 예리하게 하는 것, 카테고리에 단순히 글만 담아놓으면 안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글과 내 입장을 정리하는 글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자료로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완성된 하나의 읽을꺼리를 말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상관 없는 글과 정확하게 대상을 고려한 글은 역시 느낌이 다른 것이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오래 되었지만, 블로그 카테고리를 보다 신중하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 같다. 카테고리 하나를 책을 쓰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가꿔나갈 수 있다면, 확실히 내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변화가 생길텐데 지금껏 그것을 못 해봤다. 글 하나를 챕터 하나 쓰듯이 공들이고 공들여서 정성껏 분위기와 감성을 만들어내면 그것으로 좋은 콘텐츠의 연속이 될텐데 글을 쓰는 태도.. 2019. 6. 2.
매일 기록하는 것 기록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 할 노릇이다. 혼자서 일할 때, 아니 어떤 일을 하건 기록을 유지하는 것은 실무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중요한 일이다. 기록 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 하면서 느끼는 기억과 감정, 혹은 데이터, 혹은 노하우들이 기록으로 남아야만 그것이 공식적이 되고 그래야만 그 다음 스텝에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를 보다 정확하게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다. 기록은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놓는 작업이다. 기록하는 시간은 복습하는 시간이고 연구하는 시간이다. 대충 적어내는 보고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체계를 만들기 위해 정리하는 자료들이다. 때문에 기록하는 시간은 일어나는 일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기록함으로써 보다 나은 방향성을 찾거나 탐구하.. 2019. 6. 2.
혼자서 일한지 2년 혼자 일한지 2년이 되었다. 그사이 책을 세 권 냈고 재인쇄를 네 권 했다. 갑자기 레슨을 많이하게 되는 바람에 서점은 잠시 문을 닫았고 북트를 통해 하려던 것들은 잠정 보류가 되었다. 하지만 장독에 들어가 있으면서 숙성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기타 레슨과 동영상 강좌 판매와 교재를 온라인 쇼핑몰과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운좋게 수익이 나고 있고 동영상 강좌 판매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망하는거 아닌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럴때마다 다음 스텝과 다다음 스텝을 준비했다. 다다다음스텝도 염두하고 일을 진행했다. 과거 10년과 지난 2년의 차이라고 한다면 다음 스텝을 위한 R&D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것이다. 현실에 매몰됐다면 그 안목으로는 현실을 절대 빠져나올 수.. 2019. 6. 2.
통기타로 만들어가는 상대음감 - 3 노래는 들으면서 근음을 멜로디로 기억하게 되었지만, 기타로 표현하려면 코드가 움직이는 길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다이어토닉 코드폼이다. 기타는 C, D, E, G, A의 다섯 key에서 진행되는 다이어토닉 코드폼을 알고 있으면 대부분의 기본 연주가 가능해진다. 나는 남들 1, 2년이면 외울 것을 가이드 없이 십 수 년에 걸쳐 가까스로 알게된 코드의 움직임을 통해 근음을 코드로 옮겨 연주하기 시작했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던 때 한창 이 기술을 발전시켰다. 각 키별 다이어토닉 코드 위치는 오랫동안 진행에 문제없이 외웠던 터라 근음은 그대로 기타 지판으로 옮기면 바로 코드가 운지되어 그리 어렵지 않게 연주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노래에서 코드의 근음을 멜로디로 따라 불러서 외우고, 지판에.. 2019. 5. 27.
통기타로 만들어가는 상대음감 - 2 대학 시절 초반이었던 1996년의 나는 동아리에서 베이스 기타를 쳤다. 베이스 기타는 코드를 칠 때 통기타처럼 여러 음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근음을 하나만 눌러서 연주한다. 베이스 기타는 굉장히 낮은 음역대를 두껍게 연주하고 둥-둥둥 리듬을 만들어낸다. 음악에서 코드의 진행과 리듬의 근간을 설계하는 악기인 것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지만 여러 팀을 거치며 코드 진행의 큰 걸음을 만들어내는 악기가 베이스기타라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 때는 아주 평범하고 순탄한 코드 진행들조차도 수 십, 수 백 번을 들으며 카피해야 했다. 음의 높낮이를 구분은 할 수 있었지만 어떤 원리로 코드가 진행되는지는 몰랐고 더듬더듬 음을 찾으면 맞고 틀리는 것을 수 십번씩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 당시 나는 .. 2019. 5. 27.
통기타로 만들어가는 상대음감 - 1 어려서부터 우리는 음에 둘러쌓여 살아간다. 노래를 듣거나 부르거나 혹은 들리거나 하는 것으로 소리가 일정한 높낮으로 들리면 어떤 경우 그것이 좋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것을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도 하고 새로운 음악을 찾기도 하면서 음악에 대한 이해를 점점 넓혀가게 된다. 요즘은 어딜가도 음악이 일상이고 접할 기회가 과거보다 많고 유튜브와 애플뮤직을 통해 외국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방법도 점차 다양해지면서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음악에 많이 노출되고 화음이나 리듬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많아질수록 우리의 음감은 점점 나아진다. 레슨을 하다보면 음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가 가끔 있는데, 관련한 레슨을 진행하면서 들었던 확신 하나는, 상대음감도 어느.. 2019. 5. 27.
메모광일 필요 있나. 어렸을 적 교과서에 실린 메모광이라는 글을 읽다가 생각을 기록해 두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하려 어둠 속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읽는 순간나는 평생 이런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뭐하러 그렇게까지 메모에 집착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리고는 시간이 지나 어둠 속에서 핸드폰을 켜서 메모를 적는 나를 발견하기 전까지,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로 담아두고 있다. 노트에 연필로 두서없이 적어두기도 했지만 요즘은 갑자기 떠오른 문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이폰 메모란에 우선 한 줄을 적어둔다. 나중에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짧은 문장을 썼는.. 2019.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