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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로 만들어가는 상대음감 - 3

by 여목_ 2019.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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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들으면서 근음을 멜로디로 기억하게 되었지만, 기타로 표현하려면 코드가 움직이는 길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다이어토닉 코드폼이다. 기타는 C, D, E, G, A의 다섯 key에서 진행되는 다이어토닉 코드폼을 알고 있으면 대부분의 기본 연주가 가능해진다. 나는 남들 1, 2년이면 외울 것을 가이드 없이 십 수 년에 걸쳐 가까스로 알게된 코드의 움직임을 통해 근음을 코드로 옮겨 연주하기 시작했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던 때 한창 이 기술을 발전시켰다. 각 키별 다이어토닉 코드 위치는 오랫동안 진행에 문제없이 외웠던 터라 근음은 그대로 기타 지판으로 옮기면 바로 코드가 운지되어 그리 어렵지 않게 연주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노래에서 코드의 근음을 멜로디로 따라 불러서 외우고, 지판에서 움직이는 다이어토닉 코드를 외워서 이 둘을 잘 매치시키면 악보 없이도 코드 진행을 카피할 수 있고 외워서 연주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나는 음이 어디로 어떻게 (얼마만큼의 간격으로) 움직이는지도 점검하며 음을 익혔기 때문에 그것을 지판으로 옮기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음이 올라가면 몇도만큼 올라갔는지, 내려갔으면 얼마나 내려갔는지를 멜로디로 부르기 때문에 이것을 기타 지판에서 간격을 맞춰보는 것이 중요했다. 베이스 기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음간의 간격을 악기로 표현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에 그다지 실력이 늘지 않았지만, 음계에 맞춰 음이 얼마나 움직이고 지판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늠하기 시작하면서 지판에서 음을 움직이는 것이 보다 선명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하면서 실력적으로 나름 정리가 되기 시작하자 교재 작업을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말로 하는 것은 쉬워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나씩 풀어놓는 작업은 전혀 쉽지 않았다. 연주는 쉽게 되는데 그걸 설명하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교재를 만들면서 생각만 했던 것들에 대해서 나 스스로도 체계를 쌓을 수 있었고 지식이 보다 확실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선명하지 않았던 지식이나 기억을 더듬어 연주했던 불확실한 연주들이 이제는 확실하게 정리하고 구분하여 연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체계화와 축적의 힘은 굉장했다. 교재 작업을 하면서 기본기가 굉장히 늘었고 화음에 대한 이해가 점점 좋아지게 되었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들어 나가자 어느 순간부터는 실력이 굉장히 빨리 늘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저 외워서 쳤던 것이라면 이제는 이해하고 치는 그런 느낌이 들었고, 이해를 하고나면 언제나 그렇듯 연주의 느낌이 좋아지고 완성도도 높아졌다. 마지막으로는 코드의 전개나 움직임까지도 상세하게 표현이 가능해졌고 불과 몇 년 전에는 연주가 힘들었던 노래도 이제는 그나마 수월하게 연주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예전보다 곡을 연습하는 시간도 많이 단축이 되었다. 노래를 접근하는 방법 자체도 노하우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손쉽게 몇 단계를 뛰어 넘어 빠르고 정확하게 곡을 이해하고 연주해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수 십곡, 수 백곡 가능해진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폭이 확실히 넓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진행하게 될 상대음감 과정은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내가 이해해왔던 내용과 자료를 찾으며 학습해왔던 과정을 일반화하여 연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이 정도의 연습을 한다해도 프로 뮤지션의 그것에 미칠수는 없겠지만, 혹은 생각보다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악보와 코드표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음악을 음악으로 느끼면서 좋아하는 노래들을 일상으로 가지고 들어올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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