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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

일정관리의 기본 맥락. 맡은 롤을 카테고라이징 하기

by 여목_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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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정관리는 늘 꼬인다.

우리의 삶은 복잡하다. 할 일도 자신의 역할에 따라 나눠지고, 수시로 할 일이 쏟아지며 약속도 점차 많아진다. 임계점을 넘어가면 머리로는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는 TODO LIST를 사용하게 되는데 해야할 일을 중요도 순서로 배분하여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이다. 해본 사람은 알지만, 투두리스트에 적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할 일은 계속 뒤로 미뤄지고 일정은 꼬이기 시작한다. 야심차게 계획을 세워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새로운 다짐을 실행할 새도 없이 기존의 할일과 업무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우리는 혼수상태가 된다.

 

2. 내가 맡은 역할은 뭐지?

혼란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자신의 역할을 카테고리화 하는 것이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일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학생이면 공부할 것들이 우선이 될 것이고, 직장인이라면 회사의 업무가, 백수라면 취직전략을 수립하고 자소서를 작성하여 입사 지원서를 전략적으로 넣는 태스크가 진행될 것이다. 나같은 자영업자는 실무와 기획을 나눠서 업무를 구성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은 이것뿐만은 아니다. 결혼하면 남편, 혹은 아내로서 해야할 일이 있을 것이고, 학교뿐 아니라 교회, 집, 스터디모임, 파트타임, 학원, 과외, 취미, 여가생활, 카페 방문 등등 자신에게 맡겨진 다양한 하위 책임들이 생기게 된다. 나의 경우 통기타를 교육하고 온라인 강좌를 서비스 하고 있지만 주부이면서 작가이며 아이와 유익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사람이어서 맡은바의 역할이 다양하다. 이 외에도 2~3가지 정도의 일을 곁다리로 하고 있으니 여기에서 맡겨진 책임은 곧 해야할 일로 치환된다. 

현재 내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자신의 롤(Role)을 체크해보자. 해야할 일을 하나하나 나열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만 우선 확인해보는 것이다. 이 카테고리를 잘 분류해야 들어오는 업무량을 예측할 수 있다. 자신의 일주일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어떤 롤을 맡고 있는지 떠올려보면 좋다. 롤이라고 하면 그 안에 일정 분량의 업무들이 쌓여 있는 걸 뜻하는데 회사내에서 대리이면서 비품을 구매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사장님 전담 서포터 역할을 맡고 있다면 회사 내에서만 세 가지의 롤을 맡고 있는 것이 된다. 이런식으로 체크하는 것이다. 세부 내역은 쓰지도 않았다. 우선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적어보고 그걸 눈으로 확인해보자. 

 

3. 몸이 열개라도 할 일을 다 못하는 이유

현대인은 맡은 롤이 너무나 많다. 김대리는 회사에서 월말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강부장 노트북이 말썽이니 당장 올라오라고 한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사이에 슬쩍 마주친 최팀장이 지난번에 찍은 사진 정리한 외장하드를 찾아오라고 하는데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핸드폰을 보니 메세지로 남자친구가 몇시에 올거냐고 묻는다. 아직 저녁 먹을 곳도 안 정했는데 보고서를 다 끝내지 못해서 야근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강부장의 사무실에 다녀오니 집에서 메세지가 도착해있다. 어머니가 생굴을 드시고 싶다는 거다. 도대체 생굴은 어디서 사야돼!? 

롤이 많으면 롤마다 가지고 있는 급한일, 중요한일이 나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 들어온다. 그리고 마치 리듬게임 하듯 이걸 하나씩 다 쳐내야 한다. 그래도 퇴근시간까지 업무가 마무리 되는걸까. 그렇지 않다. 롤은 회사 업무 이외에도 개인의 삶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족으로서의 삶도 있고 남자친구로서의 삶도 있으면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총무를 맡기도 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양자중첩상태가 되어 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폭발하는거다. 관리한다고  투두리스트에 적으면 수십줄은 될 거다. 한 눈에 들어올까? 급하면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하나하나 처리한다? 물론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일은 물밑듯이 들어오며 멈추지 않는다. 쉴 틈이 있을까? 그런 일은 없다. 일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그걸 계속 쳐내야 되는 상황에 빠져서는 영영 헤어나올 수가 없다. 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카테고리를 만들어 적절하게 운용하는 것이다. 

 

4. 카테고리를 만들고 세부 항목을 적는다. 

일을 상세하게 쪼개는 게 우선이 아니다. 자신의 롤을 카테고라이징을 해서 일의 분량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해야 한다. 중요도 순으로 정리하는 것은 그때그때 기준이 달라진다. 어제는 중요했는데 오늘은 하찮을수도 있고 회장님 지시사항은 늘 즉시 처리해야 할 수도 있는 거다. 그러니 중요도 순도 생각할 필요가 (아직은) 없다. 

카테고리를 만들었으면, 그 속에 어떤 유형의 일들이 들어있는지 체크해보자. 일을 상세하게 적어봐도 좋은데 그러한 일은 일종의 유형으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유형을 잘 분석하면 내가 이런류의 일에 얼마나 시간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이걸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을 사용하는지 가늠해보자. 

한 카테고리의 일을 모아서 처리하면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다. 반면에 카테고리 1번의 일을 하나 하다가 중간에 카테고리 2번의 일을 하나 끝내놓고 4번 카테고리의 일을 하다가 다시 맨처음 1번 카테고리의 일로 돌아오는 구성으로 일을 하게 되면, 카테고리를 전환하여 새로운 일로 접어들 때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 '내가 여기서 이 일을 어디까지 했었지?' 혹은 '내가 지금 뭘 해야 하더라'하는 식으로 일을 찾아가는데도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 되도록 한 카테고리 안의 일은 모아서 끝내볼 수 있도록 '조정'을 해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그렇다. 우리는 자신의 일이 얼마나 많은지 가늠을 해본 적이 거의 없고 오는대로 즉각즉각 처리하는게 익숙하다.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일하는 데서 오는 에너지 낭비에 대해 생각을 잘 하지 못하고 낭비되는 시간들이 많다는 것도 발견하기 어렵다. 카테고리를 만들고 세부 항목을 적어 유형을 분류하다보면 전반적으로 나의 롤에 맡겨진 일의 분량이 어느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고 내 삶에 여유 공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5. 불안함의 원인

일을 하면서도 항상 불안한 이유는 업무의 갯수와 업무량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무얼 해야하긴 하는데 뭘 해야하는지 기억을 잘 못하거나 이런 이유로 불안함에 시달리는 이유는 체계화하여 업무를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무량을 예측할 수 없으면 개인 시간도 낼 수 없고 여가생활을 하는 것도 불규칙해진다. 일상이 꼬인다. 그러니 머릿속이 뿌옇다면 아무 노트나 펼쳐서 즉시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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