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관리와 업무유형 - 할일, 프로세스, 그리고 프로젝트

일에 다양한 유형이 있다. '서류 찾아주기'처럼 단 번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있고, '작업파일 팀장님 검토받아 인쇄소에 넘긴 후 검수하러 다녀와서 완성된 인쇄본 포장하여 거래처 넘기기' 같은 긴 프로세스의 일도 있다. 그리고 이런 프로세스들이 여러개 묶여있는 프로젝트 규모의 일도 있다. 

문제는 단번에 끝나는 일과 프로세스 업무들이 한데 뒤섞여 (그것도 여러 프로세스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타성 업무는 끝도 없이 밀려들어오는 게 일반적이고 A프로세스 업무 중 거래처에 맡긴 시안 확인 어떻게 되는지 점검해야 하면서 동시에 C프로세스 업무 중 해외 파견자들 위한 매뉴얼 제작 초안 잡는 일을 하고 있는 식이다. 

• 할일 : 단번에 끝낼 수 있는 일
• 프로세스 : 여러개의 할 일을 가지고 있는 일
• 프로젝트 : 여러개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일

여기에 자신의 롤에 맞는 업무 구성을 만들어본다. 만약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롤을 맡은 상황에서 할일과 프로세스,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올 것이다. 

• 할일 
  ○ 현관입구에 먼지털이 발판 구매
  ○ 집에 들어갈 때 쓰레기봉투 구매
• 장모님 생신 프로세스 
  ○ 식당예약 
  ○ 선물용 돈봉투 준비
  ○ 케익 준비
  ○ 참여가족 인원수 확인
  ○ 다양한 서프라이즈 준비
• 아이 방 정리 프로세스 
  ○ 창고에서 버릴 물건 정리
  ○ 아이방에 불필요한 물건들 모아서 버리기
  ○ 당근에 내놓기
  ○ 놔둘 물건은 창고로 직행
  ○ 방 배치 바꾸기
  ○ 아이 침대 필요해서 이케아 다녀오기
  ○ 침대 / 침대 받침 선정하기
• 6개월 후 이사 프로젝트 : 
  - 이사할집 물색 프로세스
     ○ 현재 상황 파악 / 마지노선 결정하기 
     ○ 매물 결정하기    
     ○ 은행 대출 확인하기
     ○ 매매계약 체크리스트 확인하기
  - 이사 프로세스
     ○ 이삿짐 견적넣기
     ○ 버릴 물건 체크 / 구청 신고
     ○ 새로 구매할 물건 일정 맞춰서 새 집으로 배달
     ○ 휴가일정 체크
     ○ 이사 체크리스트 확인하기 
  - 인테리어 프로세스 
     ○ 인테리어 업체 견적 받기
     ○ 인테리어 컨셉 / 동선 결정하기
     ○ 인테리어 기간 산정 / 이사 일정 맞추기
     ○ 인테리어 완공 체크리스트 확인하기
  

이사 프로젝트를 보자. 이사에는 물론 더 많은 일들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돌아가는 모양새다. 이사짐 견적 넣는 것도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차례의 견적 방문을 받으며 좋은 곳으로 선택해야 되는데 여기에도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면서 은행 대출 관련 사항 알아보고 인테리어 기간을 어떻게 할지 가구 배치는 어떻게 할지 자녀의 학교는 어디로 보내야 할지 등등을 생각나는대로 진행했다가는 프로젝트에 대단히 큰 구멍이 생기면서 각각의 프로젝트들이 유려하게 맞아 돌아가지 못 하고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집안일 뿐이라는 사실. 여기에 복잡성이 더 높은 회사 일이나 기획 업무가 들어가게 되면 회사에서는 죽을만큼 일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신경쓸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이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일이 많다기 보다는 멍하니 있다가 해야할 일들에 기습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상치 못한 일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된다. 정리만 잘 되어도 충분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단순한 할일은 목록으로 정리하되 일의 묶음인 프로세스 업무들은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적어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이러한 프로세스 업무가 여러개 겹쳐도 업무를 허둥지둥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처리할 수 있다. 우선 자신의 롤을 구분했다면 이제는 이렇게 세 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업무를 상세히 구분해보자.